
동네 중고 의상점 '르누보' 앞에서 이지은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월급의 30%를 옷에 써도 근로장려금 계산엔 영향 없다더니… 이건 사기죠!" 그녀가 폰으로 검색하던 '근로장려금 패션 가이드' 화면에 뜬 경고문: [소득 공제 항목에 스타일리스트 비용 포함 불가]. 뒤에서 중고점 주인이 소리쳤다. "아가씨, 그 핑크코트 2만 원에 드립니다. 현금영수증은 본인 명의로?"
지난달, 지은의 회계사 친구 수지가 충격적인 정보를 알려준 적이 있었다. "너 연봉 2,400만 원 넘지 않지? 근로장려금 신청하면 최대 120만 원 받을 수 있어!" 지은이 계산기를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120만 원이면 지난번에 못 산 그 청바지 3개… 아니, 6개 분량인데?"
문제는 그녀의 패션 중독이었다. 매달 50만 원씩 옷에 쓰던 습관을 근로장려금 신청을 위해 조절해야 하는 것. "소득에서 의류비를 빼면 되잖아!" 그녀가 개발한 전략은 간단했다. 1) 옷을 중고로만 구매 2) 영수증은 현금영수증으로 처리 3) 스타일은 인스타그램으로 수익화. 하지만 첫 달부터 난항이 예상보다 컸다.
중고 앱에서 산 5천 원짜리 가죽재킷이 도착하자, 안에 휴대폰 할부 청구서가 들어있었다. "전 주인님, 이거 공제 가능한가요?" 그녀가 판매자에게 보낸 메시지에 읽음 확인만 뜨고 답은 없었다. 다음 날, 그녀의 인스타 계정에 올린 OOTD(오늘의 옷) 사진에 댓글이 달렸다. "그 재킷 어디 거예요? 제 전남친 옷 같은데요."
한편, 근로복지공단 직원 최대리의 고민은 달랐다. 그가 담당한 지은의 신청 서류를 보니 의류비가 월 10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었지만, 인스타 계정에는 매일 새로운 옷이 등장하는 것. "이분은 옷을 창조하시나…?" 그가 지은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득 공제 서류에 현금영수증 5만 원 분만 첨부되셨는데—" 지은이 당황하며 받아쳤다. "아, 나머지는 친구들한테 선물 받은 거예요! 친절 증명서라도 보내드릴까요?"
위기의식이 든 지은은 급히 동아리를 결성했다. '근로장려금 패션 연구회'. 첫 모임에서 알바생 민준이가 구두를 신고 왔다. "이거 부모님 명의 신용카드로 샀어요. 제 소득엔 포함 안 되죠?" 옆에서 프리랜서 디자이너 혜리가 중고 명품 가방을 내려놓았다. "이건 작품 활동용이니까 사업자 증빙 가능할까요?"
그들의 극한 절약 기술은 경이로웠다. 지은은 옷장을 재활용 센터로 등록해 임대 수익을 올렸고, 민준이는 유니폼을 개조한 데일리 웨어를 개발했다. "이 셔츠는 평일엔 편의점 알바복, 주말엔 클럽룩으로 변신!"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의 감사팀이 출동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감사관이 지은의 인스타 계정을 캡처해 들이밀었다. "이 사진 속 코트는 작년 12월 구매 내역이 없습니다. 현금 거래였죠?" 지은이 식은땀을 흘리며 답변했다. "그건… 제가 디자인한 1회용 페이퍼 코트예요. 환경 보호 활동 일환이고요!" 감사관이 의심의 눈초리로 코트를 만져보더니 선서를 했다. "페이퍼 코트 주제에 양털 안감이 들어있네요. 이거 횡령 혐의로 신고할 거야."
결국 지은은 최후의 수단을 실행했다. '패션으로 번 근로장려금' 프로젝트. 그녀가 SNS에 올린 영상은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다. "월 10만 원으로 연말까지 120만 원 모으기! 오늘의 코디: 재활용 섬유 70%, 근로장려금 기대수익 30%!" 댓글란에는 욕설과 응원이 뒤섞여 폭풍처럼 쏟아졌다. "나라면 그 돈으로 밥이나 사 먹을 텐데 ㅋㅋ" vs "우리도 따라 해봐요! #근로장려금챌린지"
민준이가 위기론을 제기했다. "누나, 이러다 진짜 세무조사 들어오면 어쩌려고?" 지은이 포토샵으로 근로장려금 수령 내역을 수정하던 중, 화면이 꺼졌다. "에이, 또 전기료 밀린 건가?" 그 순간, 현관 벨이 울렸다. 복지공단 최대리가 들이닥친 것이었다. "지은 씨, 근로장려금을 패션 펀드로 전용한 혐의로—"
지은은 재빨리 최대리의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이거 명품이잖아요! 혹시 본인도 근로장려금 받으면서 사셨죠?" 최대리가 허둥대며 변명했다. "아, 아니… 이건 가짜예요! 홍대 앞에서 3만 원에 샀다니까요!" 지은이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중고 앱을 열었다. "그럼 여기 중고로 5천 원에 팔아보시죠. 수수료 공제 전 4,750원 드릴게요."
모든 게 끝난 뒤, 지은은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그녀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에는 '근로장려금 스타일리스트'라는 타이틀이 추가됐다. 첫 강연에서 그녀는 명언을 남겼다. "패션은 가난을 액세서리로 만드는 기술입니다. 단, 영수증은 꼭 챙기세요!" 강연장 뒤편에서 최대리가 몰래 메모하던 종이에 적힌 글귀: [차기 근로장려금 지침 개정안: 의류비 월 15만 원 상한 설정…]
#근로장려금은_패션_자금 #현금영수증이_최고_액세서리 #가난한_스타일리스트의_반란
이 소설의 모든 패션은 재활용 가능하며, 실제 근로장려금 남용 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다음 이야기 예고: "근로장려금 패션쇼 개최! 청바지로 만든 드레스의 충격" vs "복지공단의 역습 – 의류비 공제 항목 삭제 프로젝트")
<본 이야기는 허구이며, 실제 근로장려금은 소득 및 가구 상황에 따라 신중히 신청해야 합니다. 패션보다 밥이 우선!>